저는 종이책 구독 서비스를 오픈하려고 준비중입니다. 최근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사람들 사이에서는 예상치 못한 종이책 바람이 불었습니다. 수상 직전 나흘 대비 종이책 판매량이 2240배 증가했으며 외국 도서 판매 량은 1600배가 증가했습니다. 한강 작가의 책만 엿새만에 100만부가 넘게 팔리며 많은 사람들이 서점을 찾아 책을 구매했습니다. 독서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지만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종이책에 대한 수요가 남아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종이책을 소비하지 않는 원인을 구독 서비스를 통해 해결해 종이책을 통한 독서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수요를 이끌어낼 생각입니다.
구독경제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OTT 기업 넷플릭스와 음악 스트리밍 기업 스포티파이가 꼽힙니다. 이들의 성공요인은 무엇일까요? 요즘은 개인의 취향이 파편화된 시대입니다. 과거 TV가 유행을 선도하던 시절과는 달리 스마트폰이 발전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컨텐츠만 집중적으로 찾아볼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자신의 취향이 아니면 컨텐츠를 잘 소비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취향에 맞는 컨텐츠를 찾는 소비자들을 위해 기업은 기업만의 특별한 알고리즘을 통해 컨텐츠를 추천해주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컨텐츠를 8만개의 마이크로 장르로 구분하고 사용자를 2천개의 취향그룹으로 분류해 사용자들이 좋아할 만한 컨텐츠를 추천해준다고 합니다. 스포티파이는 협업 필터링 방식이라는 시스템을 사용합니다. 비슷한 취향을 가지고 있는 사용자가 좋아한 음악을 사용자에게 추천하는 방식입니다. 알고리즘을 통해 소비자가 컨텐츠를 찾는 시간을 줄여주고 꾸준하게 기업의 서비스를 소비할 수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러한 알고리즘을 활용한다면 종이책 구독 서비스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023년 성인 독서율은 43%로 역대 최저치입니다. 독서율은 떨어지지만 한강 작가의 책의 판매가 급증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는 ‘사람들의 시간’에 그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2023년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인원의 24.4%가 독서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로 ‘일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라고 답했습니다. 바쁜 현대시대에서 호흡이 긴 책을 읽어나가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리고 독서에는 책읽는 시간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책을 고르는 것 또한 많은 시간이 필요한 행위입니다. 바쁜 시간을 내어서 서점을 찾고 서점에 있는 수많은 책들을 살펴보고 비교하는 것 또한 책을 읽는 것만큼이나 많은 시간이 필요한 활동입니다. 한강 작가의 책이 많이 팔릴 수 있었던 건 사람들이 책을 고르는 시간을 단축시켜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벨문학상 수상은 한강 작가의 책을 고민없이 구매하는데 충분했던 것이죠. 책 고르는데 있어 많은 시간을 쓰기 힘든 사람들에게 종이책 구독서비스는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독서장애요인 3위로는 응답인원의 11.3%가 ‘책 읽는 습관이 들지 않아서’라고 답했습니다. 저도 그렇고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듯 유튜브와 넷플릭스, 음악은 습관처럼 보고 듣습니다. 하지만 독서를 습관처럼 꾸준히 하는 사람을 찾기가 힘듭니다. 독서를 습관처럼 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저는 취향을 찾고 이어가기 힘든 것이 독서 습관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튜브는 알고리즘을 통해 사람들의 취향을 습관으로 만들어줍니다. 하나의 영상을 보면 관련된 영상을 추천해주고 영상을 보고 다른 영상을 보면 어느 순간 나의 취향이 쌓여있습니다.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컨텐츠를 볼 수 있다보니 습관처럼 보게 되는 것이죠. 자기의 취향을 몰라 독서를 처음 시작하기 어렵고 취향에 맞는 책을 계속 찾기 힘들어 독서를 멈추는 사람들에게 알고리즘을 통해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구독서비스는 렌탈형과 정기배송형을 조합한 방식을 사용할 예정입니다. 기본형태는 정기배송형입니다. 매달 구독자의 취향에 맞는 책을 배송해줍니다. 책을 보관하고 싶은 구독자는 계속 책을 보관할 수 있지만 보관하고 싶지 않은 구독자의 경우는 다음달 배송에 맞춰 이전 달의 책을 반납하면 구독료의 일부를 환불해주는 등 리워드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또한 구독자들은 책의 리뷰를 플랫폼에 올리고 내용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리뷰를 작성한 구독자들에게 리워드를 제공하여 참여율을 높일 예정입니다. 취향에 맞지 않는 책이라도 플랫폼을 통해 특정 책을 신청하면 다음 배송일에 책이 제공됩니다.
최근 ‘텍스트힙’이 유행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합니다. 힙하다와 텍스트가 합쳐진 신조어로 책을 읽는 것은 멋지다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또한 종이책, 신문, 잡지 등을 읽는 모습이나 마음에 드는 문장을 필사한 것을 사진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것도 유행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젊은 세대에서 증가하고 있는 독서 수요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으로 전세대에서 높아지고 있는 독서 수요는 종이책 구독 서비스의 성공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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