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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헌책방거리 방문기

책, 기록

by 나는구디 2024. 12. 8.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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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책과 음악을 저만의 언어로 번역해 여러분께 소개해드리는 마음번역가라고 합니다.

다들 책을 좋아하시나요? 저는 책을 좋아하는 편이라 두달에 한권정도는 읽으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혹시 책을 읽으신다면 어떤 방식으로 읽으시나요? 저는 도서관에서 빌려 읽을 때도 있고 서점에 가서 직접 사서 읽을 때도 있습니다. 서점에서 직접 사서 읽는게 조금 더 많긴 하네요. 도서관에서 책을 빌릴 때 가장 큰 제약 조건은 대출 기간입니다. 14일 동안 대출을 할 수 있는데 이 시간이 생각보다 짧거든요. 시간에 쫓기다보면 책을 온전히 읽지 못하고 반납하는 경우도 많아서 책을 구매한 후 충분한 기간을 두고 읽는것을 선호합니다.

 

하지만 직접 구매를 하는 경우에도 큰 단점이 있습니다. 바로 가격입니다. 개정된 도서정가제가 2014년 도입된 후로 책값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과거 시집의 경우는 만원을 넘는 경우가 없었습니다. 9천원 아래에서 가격이 형성되어 있었지만 원자재의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시집도 만원이 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2022년 기준 책값 평균은 1 7869원으로 2021 1 7116원에 비해 4.4%가 상승했습니다. 2023년에는 책값 평균이 1 8633원까지 올라 곧 책 2만원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2014년에 책값이 1 5000원 선이었으니 꽤나 가파르게 상승한 것이죠. 저도 서점에 가서 책을 볼때마다 깜짝 놀라는 경우가 잦습니다. 얇은 책들도 15000원은 훌쩍 넘고 두께가 조금 있다 싶으면 2만원이 넘는 경우가 허다하니까요. 이러한 가격이 도서시장에 큰 진입장벽이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책을 종종 읽는 사람들에게도 망설여지는 가격인데 독서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는 더더욱 망설여질 수밖에 없는 가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책을 구매하는 다른 방법들을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중고책구매가 떠올랐고 과거에 인기가 많았던 헌책방거리에 다녀왔습니다. 현재는 대구, 인천, 파주, 서울에 헌책방거리가 남아있다고 합니다.

 

저는 그중에서도 청계천 헌책방거리에 다녀왔습니다. 이곳은 동대문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의류도매단지로 유명한 동대문이지만 이곳에는 헌책방 거리도 있습니다.

동대문역 8번출구

 

동대문역 8번출구로 나오면 바로 평화시장이 보입니다. 이곳 1층에 여러 의류가게들과 함께 헌책방들도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헌책방 외에도 다양한 서점을 함께 돌아볼 수 있습니다.

교보문고

 

평화시장 뒤편으로 건너가면 롯데 백화점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곳 지하 1층에는 교보문고가 있습니다. 헌책방에서 찾는 책을 못찾았거나 신간도서가 궁금하다면 이곳에서 바로 찾아볼 수도 있습니다.

헌책방거리에서 청계천을 건너 넘어가면 도매서점도 같이 볼 수 있습니다

헌책방, 교보문고, 도매서점이 한곳에 모여있는 곳이라 다양한 책을 만나볼 수 있는 재미있는 곳이었습니다. 서점마다 취급하는 책이 다릅니다. 종교서적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곳도 있고 원서로 된 패션잡지를 취급하는 곳도 있고 무협지나 만화책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곳도 있고 전공서적을 취급하는 곳도 있습니다. 저는 소설과 같은 일반서적이 필요했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가게 두 곳을 방문했습니다. 도매서점 동남서적과 헌책방 덕인서림을 방문했습니다.

 

동남서적

사장님에게 양해를 구하고 촬영한 동남서적의 내부모습입니다. 중고책들과 함께 다양한 신간도 볼 수 있습니다. 

 

최근에 구매하고 싶었던 한강 작가의 책도 이곳에서 취급하고 있어 한권 구매했습니다. 책을 구매하면서 사장님과 간단한 대화도 나눴습니다. 저는 처음에 이곳도 헌책방거리인줄 알고 방문했는데 사장님이 이곳은 도매서점거리라고 알려주셨습니다. 이거리에는 원래 100개가 넘는 서점이 있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수가 점점 줄어들어 10개남짓한 서점만이 남아있다고 합니다. 방문하는 사람들도 줄어들어 최근 주업무는 도서관에 납품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전공서적들도 도매가로 싸게 구할 수 있어 대학생들도 종종 방문한다고 합니다. 한강 작가의 책도 도매가로 싸게 주셨습니다. 정가는 16800원인데 조금 더 싼 가격에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직전에 교보문고에서 구매를 망설였는데 이곳에서는 망설임없이 구매했습니다.

 

그다음으로는 헌책방 덕인서림에 방문했습니다.

덕인서림

사장님에게 양해를 구하고 촬영한 내부모습입니다. 헌책방은 서점보다 훨씬 규모가 작았습니다. 겉에서 봤을때는 저곳에 책이 많을까 싶었지만 내부를 보니 생각보다 훨씬 많은 책이 있었습니다.

 

이곳에서는 두권을 구매했습니다. 이런 헌책방의 묘미는 흥정아닐까 싶습니다. 두권을 만원짜리 지폐한장으로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이곳에서도 책을 구매하며 사장님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사장님은 1980년대부터 헌책방운영을 시작하셨다고 하셨습니다. 그때만해도 거리에는 60개가 넘는 헌책방이 있었다고 합니다. 점점 사람이 빠져나가며 지금은 10개정도밖에 남지 않았다고 합니다. 지금도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1997 imf때는 이곳에 사람이 붐볐다고 합니다. 특히나 대학생들이 책을 구하기 위해 많이 와서 줄을 서가며 책을 사갔다고 하셨습니다. 책방을 하시면서 세대간 취향차이를 많이 느끼신다고 합니다. 과거에는 국문학이 인기가 많아서 문학이론서가 잘 팔렸고 현진건 작가 등 한국작가의 작품이 많이 팔렸다고 합니다. 요즘은 문학이론에는 관심없고 한국작가에 대한 관심도 많이 줄어든게 느껴지신다고 하셨습니다. 사장님들과 대화를 나누며 이런 곳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 매우 안타까웠습니다.

 평소 교보문고와 도서관만 왔다갔다했던 저에게 청계천 헌책방거리 방문은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그전에는 중고책들에 편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특히나 헌책이라고 하면 상태가 안좋아 읽기 힘들거 같은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가격이 싸다는건 알고 있었지만 중고책을 구매해 읽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날 헌책방거리를 방문해서 살펴본 결과 책 상태들이 꽤나 좋은걸 볼 수 있었습니다. 중고책이라고해서 상태가 안좋은 책도 무작정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사장님들이 상태를 살펴보고 그중에 괜찮은 것들만 판매하며 관리도 잘되는것들을 판매한다는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돈걱정없이 책을 구매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책값이 너무 비싸 부담된다면 중고책을 이용해보는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헌책방 거리를 방문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알라딘이나 YES24와 같은 대형중고서점에서 구매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경우에는 온라인으로도 구매가 가능하니 좋은 선택지라고 생각합니다.

독서를 시작하는데 가격이 큰 장벽이라면 중고책 구매로 독서를 시작해보는것은 어떨까요? 중고책 구매가 망설여진다면 헌책방거리를 한번 방문하시는걸 추천드립니다. 특유의 분위기와 책 상태를 보신다면 중고책 구매에 믿음이 생길 것입니다. 새롭고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청계천 헌책방거리에 방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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