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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모토 류이치 -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책, 기록

by 나는구디 2024. 8. 27.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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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본의 음악 거장, 사카모토 류이치의 자서전이다. 사카모토 류이치의 자서전은 총 두 권이 있는데 이 책은 사카모토 류이치의 인생 후반부 얘기가 실려있다. 사카모토 류이치라는 이름을 얼핏 들어보기는 했지만 음악을 자주 듣지는 않았다. 그리고 이름을 확실하게 알게 된 건 유희열사건 때문이다. 그 후로 사카모토 류이치의 음악을 듣고 다양한 이야기를 찾아보며 사카모토 류이치가 엄청난 거장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러다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른 시점 도서관에 방문하였을 때 신간 코너에 사카모토 류이치의 이름이 한눈에 들어왔다. 바로 책을 집어 들었고 천천히 읽어 나갔다. 

 

사카모토 류이치 다음으로 많이 등장하는 인물이 있는데 바로 '파트너'다. 가족이면 가족, 친구면 친구, 동료면 동료로 확실하게 표현을 했을텐데 파트너라는 표현은 매우 독특했다. 아마 쉽게 표현하기 힘든 특이한 관계일 거라고 짐작하였고 아마도 불륜녀이지 않을까라는 예상을 했다. 간단하게 검색을 해보니 내 예상이 맞는듯하였다. 책이 끝날 때까지 파트너에 대한 정확한 설명이 나오지 않는다. 사카모토 류이치의 인생에 꽤나 많은 영향을 끼친 인물 같지만 수면 위로 꺼내오기에는 둘의 관계가 적절치 않아서인 건지 한두 마디 툭툭 던지는 거 외에는 거의 npc처럼 존재한다. 

 

사카모토 류이치의 인생 후반부 이야기는 첫번째 암부터 시작한다. 항암치료를 시작하며 다양한 음악을 만들고 많은 공연과 사회운동을 한다. 음악을 하는 사람들을 표현하는 단어는 여러 가지가 있다. singer, musician, artist 같은 단어들 말이다. 다른 사람들의 음악을 받아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은 singer, 본인이 직접 작사 작곡을 하고 노래까지 부른다면 musician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이상의 것들이 느껴진다면 artist라고 불린다고 생각한다. 사카모토 류이치는 이미 본인의 음악만으로도 아티스트의 경지에 올라있는 사람이라고 생각 들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완전한 예술가라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본인의 음악활동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의 협업의 음악, 영화음악 등 다양한 음악을 해온 사카모토 류이치는 음악 활동 외에도 다양한 미술활동까지 함께 해온 예술가다. 여러 가지 설치미술을 통해 본인을 표현하고 음악과 미술을 결합시켰다. 음악을 통해 미술을 표현하고 미술을 통해 음악을 표현했다. 이렇게 다양한 음악활동을 해오며 색다른 시도도 많이 했다. 자연에 나는 소리들을 활용하기도 하고 악기를 인위적으로 변형시키기도 하며 수많은 소리를 만들어냈다. 색다른 사고방식이 없다면 만들어 낼 수 없는 소리들을 만들어냈다. 

 

인두암을 극복한후 많은 시간이 지나 또 한 번 암에 걸리게 된다. 신체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본인의 음악을 한다. 이상하게도 마지막이 가장 인상적이다. 많은 자서전과는 다르게 정말 죽음에 이르는 끝까지 담겨있다. 보통의 자서전이라 한다면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직업에서의 은퇴 혹은 은퇴 후 황혼기에 끝맺음되는 경우가 많은데 사카모토 류이치의 경우 암 투병와 중에도 음악을 해왔기 때문에 죽음이 그의 은퇴였고 이 자서전의 마지막이었다. 죽음이 다가오기 10일 전의 일기를 마지막으로 책이 뚝하고 끊겨버린다. 그 10일간의 공백과 후의 이야기는 편집자가 마지막으로 채워주며 책은 끝난다. 이 마지막이 사카모토 류이치의 삶의 마지막을 완벽하게 만들어준다. 죽을 때까지도 그는 음악을 놓지 않았는데 이것은 단순한 열정만으로는 설명이 불가한 거 같다. 음악에 대한 사랑이라는 말로도 부족하다. 일본에서 태어난 사람 중 가장 음악과 가깝고 음악 그 자체인 사람이 아닐까 싶다. 이것 말고는 사카모토 류이치라는 사람을 설명하기는 힘들 거 같다. 세계적인 음악 거장의 삶을 일부분이기는 하지만 책에 드러난 부분만큼은 가감 없이 볼 수 있어 참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사카모토 류이치가 이 세상에 없기에 더 많은 이야기를 듣지는 못하지만 이 책으로 예술가 사카모토 류이치가 어떤 사람인지 만큼은 확실하게 알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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