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놈이 평론가 같은 거 되어서 뭐해? 저기 객석에 앉아서 남이 하는 일에 이러쿵저러쿵 토를 다는 건 노인네들이나 하는 짓이야. 젊은 사람은 무대에 올라가야지! 못해도 상관없어, 서툴러도 상관없다고. 내 머리와 내 몸을 움직여서 열심히 뭔가를 연기하지 않으면 안돼!" - 스무살,도쿄 中-
오쿠다 히데오 작가의 스무살, 도쿄를 읽었다. 주인공 다무라 히사오의 20대와 일본의 1980년대를 총 6개의 에피소드를 통해 엿볼 수 있다. 주인공 다무라 히사오는 나고야에서 도쿄로 상경한 학생이다. 나고야를 탈출하고 싶다는 생각하나만으로 도쿄에 상경해 재수를 하고 도쿄에 있는 대학교를 입학하게 된다. 그후로 벌어지는 다무라 히사오의 도쿄에서의 20대 청춘에 대한 이야기다.
매 에피소드를 실제 사회문화적인 사건과 함께 연결시킨다. 일본프로야구 NPB의 에가와 스구루 사건, 1970년대를 대표한 일본의 아이돌 그룹 캔디스의 은퇴 콘서트, 비틀즈의 멤버 존 레넌의 죽음, 1988년 올림픽개최를 위해 경쟁한 서울과 나고야, 신일철 가마이시와 도지샤 대학의 럭비 일본 선수권 대회 결승전, 베를린 장벽의 붕괴를 통해 이야기에 현실감을 더해준다. 얼핏보면 이게 일기인지 소설인지 헷갈릴 정도의 현실감이다. 하지만 이 사건들이 이야기의 가장 앞으로 나오는 경우는 없다. 어디까지나 이야기를 전개하는데 도움을 주는 도구일 뿐이다. 사건을 바라보는 다무라 히사오의 시선을 통해 다무라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게 해준다. 마무리도 꽤나 인상적이다. 이야기는 베를린 장벽이 부숴지면서 끝난다. 1980년대와 함께 주인공 다무라 히사오의 20대가 끝난다.
6개의 에피소드로 한사람의 10년이 아니라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삶을 폭넓게 표현하고 녹여냈다는 생각이 드는 굉장히 멋있는 책이었다. 전개도 속도감이 있어 에피소드를 순식간에 읽어나갈 수 있을 정도의 몰입감도 있다. 시간이 된다면 한번쯤 읽어보는 것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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