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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탈 티 단독공연 78AVENUE 후기 (2023.06.08)

음악/공연 후기

by 나는구디 2023. 6. 11.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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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포스터

 

 오랜만에 다녀온 공연이다. 마지막으로 다녀왔던 공연이 4월이었으니 2개월 만이다. 크리스탈 티 님의 공연은 5개월 만이다. 5개월 정도 되었으니 슬슬 공연을 하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마침 소식이 들려와서 바로 티켓팅을 했다. 무사히 성공을 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6월 8일 만을 기다렸다. 

 이번 공연장은 라운지 M이라는 곳이었다. 이 장소도 이번에 처음 가보는 곳이었다. 광흥창역에서 걸어서 5분정도되는 거리에 있는 작은 규모의 공연장이다. 그래서 그런가 이번 공연은 크리스탈 티 님의 기타와 목소리만이 있는 어쿠스틱 공연이었다. 작년 12월에 다녀왔던 덕콘에서는 건반 세션 분과 기타 세션 분이 함께한 어쿠스틱 셋이었다면 이번에는 세션 분들도 없이 온전히 크리스탈 티 님 혼자 공연을 이끌어갔다. 크리스탈 티 님의 음악 색깔을 생각한다면 어쿠스틱이라는 단어는 조금 낯설다. 그동안 화려한 밴드 사운드가 중심이 된 음악을 해왔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색다름, 신선함이 사람을 끌리게 하는 듯하다. 크리스탈 티의 어쿠스틱은 어떨까?라는 기대를 하며 공연을 다녀왔다.

 시작시간은 오후 7시 30분이었다. 주변에서 밥을 먹고 소화도 시킬겸 천천히 공연장으로 걸어갔다. 3시쯤에 잠시 비가 오기도 했지만 그 이후로는 비가 오지 않아서 가벼운 발걸음을 할 수 있었다. 

 

 

무대

78AVENUE라는 이름과 맞게 좌석 수도 78개였고 러닝타임도 78분인 공연이었다. 평일 목요일임에도 불구하고 78석의 좌석이 꽉 찼다. 정말 팬 층이 탄탄하다라는 것을 느꼈다. 그중에 나도 한 명이고. 크리스탈 티 님과 기타 하나만 있었다면 무대가 텅 비어보일 수도 있었을 텐데 적당한 장식으로 무대가 비어 보이지 않게 잘 준비하신듯했다. 온스테이지 영상이나 뮤직비디오 영상들을 보면서 느끼는데 의상이나 소품 같은 시각적인 요소들에서도 엄청난 감각이 느껴지는 듯하다. 

 

 

첫곡은 미발매곡으로 시작됐다. '들키고 싶은 비밀'이라는 곡이다. 미발매곡이라고는 하지만 이미 유튜브로 공개된 적이 있는 곡이다. 얼른 음원으로 발매되서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다음 1부의 곡들은 MR 없이 크리스탈 티 님이 기타 반주만을 얹은 채로 노래해 주셨다. '로망 포르노', 달빛 뒤틀림', '나쁜 아이'를 부르셨다. '로망 포르노'와 '달빛 뒤틀림'은 덕콘에서도 들었기 때문에 어떤 느낌일지 예상이 갔다. 가장 의외였던 건 '나쁜 아이'였다. 이곡은 앞에 두곡보다는 더 빠른 템포를 가지고 있는 곡이라 어쿠스틱 한 느낌이 예상이 가지 않았다. 정말 색다른 느낌이었다. 사라진 다른 악기 소리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다음에는 미발매곡과 커버곡, '카레라이스'를 부르셨다. 미발매곡은 올해 발매 예정인 정규앨범에 수록될 곡이라고 한다. 발매될 앨범의 전체적인 컨셉은 학창 시절이라고 한다. 그에 맞춰 예전에 써놓았던 곡들을 하나씩 발굴해서 다시 작업 중이라고 하시는데 그 곡들 중에 한곡이다. 제목은 '지금은 베타 테스팅'. 곡에서 크리스탈 티 님의 최근 음악보다는 초창기 음악들의 느낌이 많이 났다. 베타테스트라는 단어와 정말 잘 어울리는 느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들으니 앞으로 나올 앨범이 정말 기대된다. 

 

커버곡은 시이나 링고의 '화려한 역습'이라는 곡이었다. 크리스탈 티 님은 음악을 하며 시이나 링고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크리스탈 티 님의 음악을 들을 때 시이나 링고를 많이 떠올린다고 한다. 우연히 이 곡을 짧게 커버한 음성파일을 찾으셨고 이곡을 부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셨다고 한다. 시이나 링고에게서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살짝이나마 알 수 있었다. 

 

1부에서 마지막곡은 '카레라이스'다. 이곡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곡 중 하나이다. 이번에는 조금 빠른 타이밍에 이곡을 부르셨다. 그냥 듣고 있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아지는 곡이다. 멜로디는 정말 신나지만 생각보다 슬픈 내용의 가사를 담고 있는 약간의 반전이 담긴 곡이다. 코드가 계속 바뀌던데 쉴새없이 움직이는 크리스탈 티 님의 손을 보며 연습을 엄청 많이 하셨겠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2부에는 'Love Actually', '심야의 자전거', '그곳에 닿아줘', '미성년'을 불러주셨다. 2부는 기타를 내려두고 MR에 목소리를 얹어주셨다. 그래서 Love Actually를 들을 수가 있었다. 이곡은 밴드사운드가 아니고 전자음악이라 평소 공연에서 하기에는 애매한 곡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MR이 있었기 때문에 특별히 이 곡을 들을 수 있었다. 라이브로 처음 듣는 곡이라 너무 좋았다. 

 

'심야의 자전거'는 특유의 리듬이 재밌는 곡이다. 박자에 맞춰 박수를 치면서 들으니 한층 더 재밌었다. '그곳에 닿아줘' 또한 그랬다. 크리스탈 티 님의 음악을 쭉 들으면 나도 모르게 박자를 타고 있다. 여러 가지 매력들이 있지만 특유의 리듬감 또한 큰 매력인듯하다. 

 

마지막곡은 '미성년'이었다. 요즘 잡생각이 드는 일이 많다. 그럴때마다 이 곡을 자주 듣곤 한다. 귀에 때려 박는 사운드가 스트레스를 날려주고 곡의 가사는 나를 위로해 주는 듯해서 자주 듣는다. 이 곡이 마지막 곡이라는 것이 너무 좋았다. 

 

 

 

 

 

 

앵콜곡은 '사랑의 달인' 이었다. 78분에 딱 맞추려고 해서 앵콜곡을 따로 준비하지 않으셨다고 했다. 그렇게 말하셨지만 어느 정도 생각은 해두지 않으셨을까...? 앵콜 곡은 다시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하셨다. 관객들이 다 같이 박수를 치는데 정말 가수와 관객이 하나가 된 느낌이었다. 

 

공연은 정말 기대이상이었다. 기타 소리와 크리스탈 티 님의 목소리만으로 공연장이 꽉 찼다. 원래 음악 스타일과는 색다른 매력을 오늘 느낄 수 있었다. 뒤에 배경으로 나오는 영상들도 음악들과 잘 어울렸다. 영상들이 음악을 배로 즐길 수 있는데 큰 역할을 했다. 크리스탈 티 님이 중간에 말하시기를 '아 크리스탈 티 팬이라면 이 공연은 왔어야지'라고 생각되는 공연을 만들고 싶다고 하셨다. 아마 그 목표치를 초과달성한 게 아닐까 싶다. 이 공연을 와서 정말 다행이다. 행복한 하루를 만들어 주신 크리스탈 티 님에게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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