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찾아온 2023년의 12월이다. 연말은 겨울이라 춥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따듯하기도 하다. 평소에 잘 보지 않던 사람들이 연말이라는 핑계로 모임을 하기도 하고, 덕담을 나누기도 한다. 그런 영향에서인지 연말이 되면 많은 가수들이 연말공연이라는 것을 한다. 이시기가 되면 모든 공연장이 빼곡히 차있는듯하다. 나는 김마리 님의 공연을 또 다녀왔다. 저번 크리스마스에 이어 또 찾아오게 되었다. 최근 마리님 공연 티켓팅이 무척이나 어려워졌다. 지난번 크리스마스 공연에도 티켓구하기가 힘들었고 올해 정규앨범 발매 공연, 이번 크리스마스 공연까지 대부분의 자리가 꽉차있다. 그런와중에 정말 운좋게 1열을 구했다. 아마 올해의 마지막 운을 여기다 쓰지 않았나 싶다. 티켓팅을 하고 할 일을 하면서 기다리다보면 공연날이 코앞으로 다가온다. 12월 24일 18시 홍대에 있는 웨스트브릿지라는 공연장에서 마리님을 볼 수 있었다.
홍대를 천천히 걷다가 공연장에 도착했다. 저번에 갔던 구름아래 소극장 근처에 있어 길 찾는건 그리어렵지 않았다. 공연장은 지하에 있었다. 티켓도 받고 마리 님이 준비한 쿠키와 핫팩, 엽서까지 한번에 받았고 어느 팬분이 준비해주신 슬로건까지 받았다. 이글을 보실지 모르겠지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확실히 A열이라 그런지 시야가 확 트여있어 정말 좋았다. 무대도 딱 악기만 있는게 아니라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맞게 소품으로 잘꾸며져 있었다. 입장해서 자리에 앉은 후 얼마안가 공연이 시작되었다. 마리님의 의상은 크리스마스답게 초록색원피스와 빨간 양말이었다. 참 귀여워.....
시작으로 '너와 나의 우주 속에', '나의 세상을 보여주고 싶어', '오래도록 쓰여지게'를 연달아 불러주셨다. 마리님의 곡들 중에 템포가 중간인 곡들을 묶으신듯했다. 보통은 한곡이나 두곡후에 멘트를 하고 다음곡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날은 세곡씩 연달아 부르는 경우가 많았다. 3곡이면 보통 10분이 넘는 시간인데 길다면 길고 짧으면 짧은 이시간을 쭉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다.
멘트를 하신 후 다음 곡들은 '말해줘', '나의 바다', '비행소녀' 세곡이었다. 상대적으로 템포가 느린 곡부터 빠른 곡으로 흘러갔다. '나의 바다'는 분명히 여름 곡인데 들을 때마다 느낌이 다르다. 이날은 종소리 느낌을 담으신듯했다. 크리스마스하면 떠오르는 소리 중에 하나가 종소리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그래서인가 겨울 바다에 있는 느낌이 났다. '비행소녀'는 들으면서 몸을 가만히 둘 수가 없었다. 조금씩 고개도 흔들면서 신나게 들었다.
그 다음 곡은 '만월'과 '파란' 이었다. 앞에 신나는 곡들을 했기 때문에 분위기도 약간 가라앉힐 겸 잔잔한 노래들을 선곡하신듯했다. 새해를 시작하며 듣는 첫 곡에 따라 1년이 흘러간다는 미신이 있다. 나는 미신을 딱히 믿지는 않지만 그냥 좋은 노래로 시작을 하면 기분이 좋으니 새해첫곡을 유심히 정하는 편이다. 마리님은 새해 첫 곡으로 본인의 곡인 '파란'을 추천하시곤 한다. 이곡을 듣고 한해가 잘풀린거같다고 하셨다. 작년에도 이 얘기를 들었지만 그때는 이곡을 듣지는 않았고 대신 마리님의 다른 곡을 새해 첫곡으로 들었다. 마리님 만큼 한해가 잘풀리진 않았지만 나쁜 일은 없었다. 아마 2024년의 첫곡도 마리님 곡을 듣게 될거같은데 '파란'을 들을지 말지 고민해봐야겠다.
그리고 크리스마스이니만큼 커버곡으로 'winter wonderland' 를 불러주셨다. 마리님의 목소리로 이곡을 들으니 밤 사이에 눈이 한가득쌓이고 난 뒤 아침이 떠올랐다. 아무도 눈을 밟지않았을때 풍경은 하얗고 맑은데 그런 느낌이 드는 곡이었다.
'유일한', '새벽열차', '기적' 세 곡을 연달아 불러주셨다. 이 세곡은 전부 이번에 발매된 정규앨범에 수록된 곡이다. 곡의 제목 그대로 새벽의 느낌과 겨울 밤의 느낌이 담긴 곡들이다. 같은 밤이어도 여름의 밤과 겨울의 밤은 좀 다른 느낌이다. 겨울이 좀 더 아련한 느낌이랄까. 감정선이 짙은 노래들을 완벽하게 불러주셨다.
마지막 곡들은 마리님의 시그니처와도 같은 곡들이었다. 정규앨범의 타이틀 곡인 '신세계', EP앨범의 타이틀 곡인 '너의 이름은 맑음', '우산을 들어줄게' 였다. 가장 마리님스러운 곡들이 아닐까 싶다. 아련한 감정들을 잘 건드리는 곡이다.
앵콜곡은 '보여줘!'였다. 이곡은 그동안 마리님이 자주 부르셨던 미발매곡이다. 이곡도 정규앨범에 들어가지않을까 싶었지만 들어가지 않아서 좀 아쉬운 곡이다. 내년에 싱글로라도 꼭 발매해주셨으면 좋겠다. 자주 감동의 눈물도 흘리셨던 마리님이지만 오늘은 울지않고 마무리! 중간에 감정이 벅찬 모습이 보이긴 했지만 잘 참아내시고 공연을 마무리했다.
공연 후에 싸인도 받고 싶었지만 대관문제도 있고 마리님이 바쁘셔서 싸인 받지는 못했다. 조금 아쉽지만 너무 만족스러운 공연이라 좋았고 외로운 크리스마스를 따듯하게 보낼 수 있어서 좋았다.
앞으로도 크리스마스는 마리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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